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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11

엄마 찾아 과거로, 『Human Croquet』 케이트 앳킨슨(Kate Atkinson)이 『Behind The Scenes At The Museum』에 이어서 두 번째로 발표한 소설이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주인공인 소녀 이소벨(Isobel)이 이야기를 풀어 간다. 이소벨의 집안인 페어팩스 가문은 글레이브렌드(Glebelands)에서 대대로 살아왔다. 한때는 저택(Manor)을 소유하며 잘나갔지만 지금은 조그마한 상점을 하나 운영하는 쇠락한 가정일 뿐이다. 1960년 4월 1일, 16세 생일을 맞은 이소벨 페어팩스와 오빠 찰스는 어릴 적에 훌쩍 떠나 버린 엄마를 그리워한다. 집에서 엄마의 흔적을 찾으려 하지만 거의 아무것도 남은 게 없다. 그런 나날을 보내던 중, 이소벨은 어느 순간 과거를 본다. 그렇게 과거의 비극을 경험하고, 또 비극을 경험하고, .. 2023. 2. 3.
영국 여왕의 추리? 『A Three Dog Problem』 작년에 세상을 떠난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는 오랜 재위 기간만큼 영국 사회 여기저기에 흔적을 남겼다. 이런 책도 나올 정도다. 궁전 내부에서 사람이 죽고, 여왕이 애착을 갖고 있던 그림이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다른 곳으로 넘어갔는데 아무 기록도 남아 있지 않다. 또한 궁 내부에서 일부 여직원들에 대한 스토킹이 벌어진다. 여왕으로서 소화해야 하는 갖가지 일정들 사이사이에, 멍멍이들을 산책시키면서 이 세 가지 미스터리의 해답을 풀고자 한다. 물론 여왕이므로 다른 추리소설들의 주인공처럼 현장 조사라든지 탐문 수사 같은 일들은 하지 않는다. 이런 건 사람들을 시킨다. 한 나라의 최고 자리에 있는 사람인 만큼 수많은 정보를 쉽게 모을 수 있다. 그렇게 모은 정보들을 조합해서 답을 찾는 것이 주인공인 여왕의 역.. 2023. 2. 2.
유리알로 뭘 한다는 건데? 『유리알 유희 1』 『황야의 이리』에 이어서 헤르만 헤세의 작품에 또 도전했다. 헤세는 오랜 기간에 걸쳐 『유리알 유희』를 완성시켰고, 이후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이어졌다고 한다. 요제프 크네히트라는 '유리알 유희'의 명인에 대한 전기문의 형식을 띠고 있다. 이 유리알 유희라는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가 조금 아리송하다. 음악과 철학, 종교 등 다양한 분야의 원리를 하나로 꿰어 나타내는 어떤 것을 가리키는 듯하다. 고도의 지적, 정신적 세계를 상징하는 것 같기도 하고. 이 유리알 유희에 대해서 정확히는 모르더라도, 스토리 자체도 재미있다. 아무튼 책에 따르면 아주 순조롭고 자연스럽게 이 유리알 유희의 명인이 된 크네히트가, 세속의 세계와 유리알 유희자의 세계 사이의 간극을 느끼고 고뇌하는 중이다. 2권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 2023. 1. 25.
영국인 가족의 이야기? 『Behind The Scenes At The Museum』 케이트 앳킨슨(Kate Atkinson)은, 영국에서는 작품성과 대중성을 두루 갖춘 도서에 주어지는 코스타 어워드를 세 차례 수상한 작가다. 첫 작품인 이 책 『Behind The Scenes At The Museum』으로 코스타 First Novel 상을 수상하며 데뷔했다. 한국에는 『라이프 애프터 라이프』와 『폐허 속의 신』, 두 권만 번역되어 있을 정도로 안 알려진 작가다. 소설의 첫 문장은 "I EXIST!" 다. 주인공이자 화자인 루비(Ruby)가 엄마 뱃속에 자리 잡은 순간부터 시작한다. 뱃속에 있을 때부터 온갖 상상을 하고 재잘대는 루비의 시각에서, 엄마인 번티, 할머니인 넬리, 증조할머니인 앨리스, 그리고 그 여인들의 형제자매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들 가족의 비극적인 이야기는 대를 이어 가.. 2023. 1. 19.
두 번 읽은 책, 『불가코프 중단편집』 왜 이 책을 안 봤을까? 아닌가, 봤던가? 한참 생각해도 아리송해서 읽었는데, 작년에 봤던 책인 걸 두 번째 작품쯤에서 깨달았다. 이래서 책을 읽었으면 기록을 잘 해 놔야 한다. 블로그를 쓰는 이유다. ​ 불가코프는 가 유명하다. 그 책을 보고 불가코프 작품의 재미를 더 느끼고 싶다면 도 좋다. 하지만 만큼은 분명 아니다. 그래서 그게 대표작인 거겠지. 2023. 1.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