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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4

무엇도 확실하지 않은 세계와 사라져 가는 존재, <아버지(Le Pere)> 영화 "더 파더"의 원작 희곡 얼마 전에 한국에서 "더 파더"라는 영화가 개봉했다고 합니다. 안소니 홉킨스, 올리비아 콜맨 등이 출연해 명연기를 펼치는 영화이고 작품성도 높다고 하는데, 저는 한국에 살고 있지 않아 당장 보기는 어렵지만, 영화의 감동을 색다르게 느껴 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제가 만든 전자책 는 바로 그 영화의 원작인 희곡입니다. 희곡은 공연을 전제로 하지만, 많은 것을 활자로 표현하기 때문에 영상 매체인 영화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습니다. 에는 기억력이 점차 쇠퇴해 혼란을 겪는 주인공 앙드레, 그런 앙드레를 책임져야 하는 딸 안느, 안느와 함께 사는 것으로 보이는 남자 피에르 등이 등장합니다. 작품의 스토리는 대략 이렇습니다. 안느는 앙드레에게 간병인을 붙여 주려고 합니다. 앙드레는 자기.. 2021. 4. 12.
"나는 다이너마이트다" 니체 평전 <니체의 삶> 집에 몇 달째 가까이 묵혀 두고 있는 책이 하나 있습니다. (이진우 옮김, 휴머니스트)입니다. 요새는 종이책은 손에 잘 안 잡히기도 하고, 생각할 거리가 많은데 진득하게 앉아서 읽을 시간이 나지 않아서, 1월 1일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아직도 반밖에 못 읽었습니다. 그 와중에 니체 평전, (수 프리도 지음, 박선영 옮김, 비잉)을 읽었습니다. 20세기 이후의 세계에 심대한 영향을 미친 니체의 삶과 생각들을 잘 정리한 책입니다. 니체 철학은 어려워서 잘 모르더라도 니체라는 사람에 대해서는 점점 더 빠져들게 만듭니다. 팩트를 기반으로 한 사람의 일생을 재구성해 흥미로운 글로 풀어낸 작품입니다. 이 책과 비슷한 책으로 (고명섭 지음, 김영사)도 읽은 적이 있는데, 이번에 읽은 이 참고한 자료의 양이 더 많아서인.. 2021. 4. 9.
외국에서, 고향 생각 - 로버트 브라우닝 길을 걷는데 갑자기 눈에 들어오는 화려한 노란 꽃들. 열십자(十)가 교차한 기하학적인 모양에, 페인트를 칠한 것처럼 반짝이는 이파리. 아무렇게나 피는 작은 들꽃이려니 생각하고 한 송이를 따서 사진을 찰칵. 휴대폰 앱으로 검색해 보니 버터컵(Buttercup)이라는 이름의 꽃입니다. 정확하게는 Fig Buttercup이라는 이름을 알려 주던데, 버터보다 샛노랗고 컵 모양도 아니지만 기억하기는 쉽습니다. 버터컵의 한국 이름은 버터와도, 컵과도 상관없는, 미나리아재비. 여러 책에서 스치듯이 많이도 본 이름입니다. 그게 이렇게 생겼는 줄은 처음 알았고요. 그리고 로버트 브라우닝이라는 시인이 있었습니다. 영국 빅토리아 시대, 대략 1800년대를 대표하는 시인 중 한 사람이라고도 합니다. 시인인 엘리자베스 브라우닝.. 2021. 4. 6.
혐오가 폭력이 되는 순간, <머릿속의 새들(Pájaros en la cabeza)> 스페인 여성 작가의 희곡입니다. 현실에 불만을 품은 두 청소년, 카초로와 수르코스가 이야기를 나눕니다. 부모를 조롱하고, 유색인을 욕하고, 그러다 기어이 트랜스젠더 창녀를 부릅니다. "순수한 혈통의 남자들이 하는 게임"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그 게임이란, 창녀를 "두들겨 패 주는" 것입니다. 비극적인 결말을 맞는 이 작품, 을 비롯해서, 이 책 에는 모녀의 세대 갈등, 폭력, 테러 등 사회 전반에 걸친 폭넓은 문제의식을 드러내는 짧은 희곡 6편이 담겨 있습니다. 지극히 평범한 일상을 배경으로 우리 삶과 맞닿은 문제를 선명하게 드러내는 극의 전개가 인상적입니다. 카초로 내가 어떻게 알겠어. 분노는 분노라고, 내부에 있는 거야. 그래서 난 출구를 찾으려는 거야, 뭔가 이상적인 출구. 수르코스 세상이 맘에 들.. 2021. 4.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