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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에 관한 번역서? 『번역의 일』

by leeebook 2021. 5. 16.

『번역의 일』, 데이비드 벨로스 지음, 정해영·이은경 옮김, 메멘토

 

번역서를 주로 내는 출판사에서 일하다 보면 이런저런 번역자 분들의 이런저런 번역 스타일을 만나게 됩니다.

똑같은 책, 똑같은 문장이라도 번역하는 사람마다 결과가 다를 것입니다.

저마다 글을 쓸 때, 말을 할 때 고유의 스타일이 있기 때문에 재미있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어떤 번역이 더 좋은 번역인지,

어떤 스타일은 좋은 번역이고 어떤 스타일은 그렇지 않은지 판단하자면 고민이 많아지기도 합니다.

 

이 책은 바로 '번역'에 관해 생각해 보는 책입니다.

어떻게 해야 좋은 번역을 할 수 있다, 번역은 이렇게 해라,

그런 실용적인 문제에 답을 주는 책은 아닙니다.

번역이라는 행위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를 때로는 공시적으로, 때로는 통시적으로,

다양한 방면에서 고찰하고, 질문하는 책이고,

거기에 대한 답을 생각하는 것은 독자의 몫입니다.

 

번역을 실제로 해 본 적이 있거나 번역과 관련된 일을 하는 분이라면 여러모로 유익할 듯합니다만,

저한테는 읽기에 그리 쉬운 책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번역에 관한 책이 번역되어 나왔다는 게 재미있습니다.

영어 번역의 미묘한 차이를 나타내는 다양한 사례들을 한국어로 옮기는 것 말고도,

원서에서 이야기하는 번역에 관한 견해를 지키면서 잘 전달해야 했을 테니,

번역하신 분들이 얼마나 고생하셨을까 생각하면 박수라도 쳐 드리고 싶은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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